Wednesday, 27 February 2013
27 feb 13. at one bookstore
오랜만에 찾은 서점에서 몇 가지 느낀 것이 있었다.
참고서든 잡지든 소설이든 종이책을 찾는 사람들이 서점에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다. 거기다 오늘은 어르신들도 많이 보였다. 내가 잠깐 앉아 살 책을 훑어볼 때 내 옆에는 한 아저씨가 내가 오기 전부터 한 권을 열심히 읽고 계셨다. 그 분은 나보다 조금 먼저 일어나셨는데, 옆에 앉은 젊은이로서 참 멋져 보였다. 궁금한 마음에 일어나실 때 곁눈질로 제목을 봤더니 ‘잘자야 잘산다’ 였다. 제목이, 분야가 뭐가 중요하랴. 활자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축복이리라. 첫 번째 책을 보고 다른 책을 살펴보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중에 갓난 아이와 뺨을 부벼야만 맡을 수 있는 향기가 물씬 풍겨오기에 고개를 돌려봤더니 내 옆에는 한 여자가 서있었다. 물론 본인이 읽을 책을 찾는 중이었겠지만 머릿속이 아늑해질 만큼 황홀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말을 걸고 싶었지만 내 입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볼일을 다 본 후 서점을 나서기 전 괜히 실내를 한 바퀴 돌았다. 내가 앉아있던 곳에서 책 한 권을 읽고 있던 그녀를 보고 괜히 싱긋 웃으며 서점을 나섰다.
몇 년 전만해도 충분히 말을 붙여볼 수 있었을텐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나이 탓인가, 이제는 개인의 인격보다 명함에 적힌 내용이 더 중요한 세상이라 그랬던 것일까. 아마 다시는 그 비슷한 향기도 맡아볼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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