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eny의 어느 중고서점에서 아저씨가 책을 샀고, 우리는 곧 카페에 들러 커피와 머핀을 하나씩 즐기고 있었는데 내가 책에 관심을 보이자 매리 아줌마가 독서를 좋아하냐고 물으셨다. 그것으로 시작된 대화. 난 ‘거짓말의 진화(원제: Mistakes were made (but not by me))’와 정의란 무엇인가(원제: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s to do)’ 그리고 ‘왜 도덕인가(원제: Public philosophy; Essays on morality of politics)’ 이야기를 꺼냈고, 내가 느낀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애썼다. 어느 정도 수긍이 가시는지 고개를 끄덕이셨지만, 뭔가 오류가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내 머릿속에 떠 오른 것은 ‘관철’.
내 생각을 전달은 했지만 그들에게 ‘관철’시키지는 못했다는 것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나눈 대화는 오전부터 시작된 오늘의 여정에서 보다, 집으로 돌아와 탁자에서 나눈 양이 훨씬 많았지만 오전에 내게 남아있던 그 찝찝함은 오늘 하루 종일 내게 남아있었다.
나는 제법 말도 잘 하고, 제법 아는 것도 많다고 생각해왔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서 내가 의도했던 혹은, 기대했던 반응을 받지 못했을 때 느끼는 부족함은 오늘 이 블로깅을 시작하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늘 수도 없이 고맙다는 말을 했지만, 하루를 마무리 하는 지금 다시 한 번, 지금 같은 현명한–해보이는–선택을 한 내 자신에게 고맙다. 내일은 좀 더 체계적으로, 적극적으로 적을 수 있기를.
해외에 나와 처음으로 본 영화 ‘You don’t know Jack’은 안락사와 개인의 오만(?)과 정의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유도하는 영화였다. 사랑은 사랑으로 자라고 생각은 생각으로 자란다고 했던가. 오늘 같은 동기를 가지게 된 날에 전혀 손색없는 영화에 대한 다 하지 못했던 생각으로 잠이 들겠군. 내일은 좀 더 신선한 날이 되기를.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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