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정도를 우핑으로 보낸 것 같아요. 지금은 브런즈윅
쪽에 호스텔에 머물고 있습니다. 오늘 시골 탈출! 매일매일
호롱불 아래서 일기랍시고 적은 게 있는데 조금씩 올릴게요~ 초반엔 적당한 사진이 잘 없네요~~ 쏘리~~ 히얼 위 고.
5.11
아침에 정신없이 일어나 챙기다 보니 흘린 건 없는데 차를 놓칠뻔했었다. 다행히 기차가 연착되는
바람에 무사히 타고 올 수 있었지만. 뭐 어쨌든 에롱가 역까지 무사히 와서 론다씨가 얘기하는 데로 따라서
착착 가고 있는데 누군가가 어눌하게 날 부른다. 돌아보니 머리가 거의 다 빠져가는 뚱뚱한 아줌마
한 분. 그렇다. 이분이 내 호스트다. 아예~ 반갑게 인사하고 차있는 곳으로 갔더니 아들놈이
앉아있다.
건방진 색히. 최대한 공손하게 했다. 어려
보였지만. 예전에 외국인들 보면 한참 늙어 보이는데 막상 나이를 듣고 나면 기절하곤 했었지만
이젠 아니다. 늙어 보여도 어린 색히가… 뭐
암튼 그런데 이 차… 음식물쓰레기 운반차량이다. 살다
살다 이렇게 더럽게 사는 사람들 처음 본다. 브리즈번에서 머무는 숙소로 날 데리고 갔는데 이건 뭐…. 집이라고 들어오라더니 꼴에 소파라고
앉으란다. 미칠 거 같다. 당장에라도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진짜 이렇게 더러운 거 처음 본다.
외국영화에 나오는 마약중독자들 집도 이렇진 않았다. 미치겠다. 진심이다. 그래도 사람이 착하니.... 봐준다. 막상 내가 가서 지내야 할 방은 아… 아직은 꿈 깨기 싫다. ㅅㅂ 가는 중에 여기저기
들려서 기름도 넣고 장도 보고 이 아줌마… 자기 메일 받은 거 마흔 몇 통 답장 다 보내는
거 기다리고 ㅎㅎ 어찌어찌해서 숙소로 왔다.
이 집 아들. 어려 보이던 그 친구82 년생이란다. 처음 봤다 이런 놈… 완전 동안이다. 처음 보는 외국인 동안이다. 근데 모자 벗으니까
제 나이 더하기 10쯤 된다. 역시 외국
놈들은 뭔가가 있다. ㅋ 힘내 데런
들어와서 짐 풀고 있으니까 이 친구가 뭘 좀 도와달란다. 뭐 대충 뚝딱거리다 보니
저녁 시간이다. 배고프다고 졸라서 집에 와서 밥을 하는데 베트남 밥에 닭볶음탕 같은 걸 하는데
맛있다.. 나이는 많은 게 요리는 잘하네. 밥 먹고
나니 후레시 들고 밤 짐승들 구경하러 가잖다.
색히 고마벙. 낮에도 이 친구가 여기저기 구경시켜줬는데 밤에 나와서 낮에 가봤던데
다시 한 번 가보잖다. 그래~ 갔는데 박쥐로 추정되는
비행물체 하나 보고 물고기 한 마리 봤다. 운이 좋아야하는데ㅎㅎ 춥기도 너무 춥고 피곤하기도
해서 들어가자고 해서 들어오니 아줌마가 커피 한 잔 하겠냐 물어본다. 와이낫~ 한 잔 먹고 3-4분 샤워에 대한 두 사람의 열띤
강의를 듣고 양치질하고 얼굴만 씻고 왔다. 알았다고. 안
한다고. 사람들은 참 착하다. 뭐든지 다
하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힘든 일과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오늘은 일기를 꼭 쓰고 자야겠다고 마음먹고 들어와서 컴퓨터 켜니 8시
30분 이거 뭐니… 없다. 이 집 사람들 불도 안 켠다. 내 침대 머리맡에
독서등… 웬만하면 키지 마란다… 여보세요
적당히 좀 하세요. 켜놓고 자고 싶어요.
처음 생각에서 너무 많이 바뀌어 버렸다. 아무리 친환경 건축에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이라지만 싱크대며 가스레인지, 세면대, 화장실…. 자동차…. 미치겠다. 당신네 환경에 좀 친해지게 해보세요. 좀. 키우는 개 두 마리에서는 왜 생선냄새가 나는지 알 수가 없다. 뭐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람들은 좋다. 착하고… 다시 한 번 느끼지만. 과유불급. 적당한 선, 그리고 타협. 이게 시대의 이상향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아 맞다… 밤에 뭐 충전하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며 10시-14시 사이에 충전할 거 있으면 하란다. 방에 플러그가 없길래 물어봤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뭐 이렇다
저렇다가 아니라 그냥 그렇다고 사실을 얘기하는 거다. 그냥 그거다. 자야지 8시 56분인데.. 굿나잇.
이게 사람 사는 집인가 싶었다. 이 사진엔 잘 안 나오지만 정말 구.석.구.석.마다 거미줄이 없는 곳이 없다. 바닥은.... 드라큘라 영화에 나오는 성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ㅎㅎ 이불
냄새는 마치.... 3년...은 좀 심했고 3일? 3일된 양말 속에서 자는 느낌이었다. 그나마도 추워서 꽁꽁 싸매게 되더라 F**K
풍경은 죽인다. 집안이 문제지. 하늘이 이렇게
깨끗하구나.... 하는 걸 이 날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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