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5. 13.
오늘은 좀 특별한 날이다.
Jupiter(+위성; Europa, IO), Mercury, Mars, Venus 이 행성들이 거의 한 선에 모이는 날! 어젯밤에 아줌마가 아침에 저렇게 되는데 너도 같이 보러 갈래 물어보길래 그러자고 했다. 5시에 일어나야 한단다.... 좀 특별한 날인 것 같아서
갈 생각을 하고 잠이 들었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니까 자연스레 잠이 깨더라.... 난
일식이나 월식 같은 건 줄 알고 일어났는데 아저씨가 컴퓨터로 뭘 보여준다. 가만 보니 행성들이
일직선 상에 모이네.... 신기한 프로그램이길래 이름을 물었더니 Stellarium 이란다.
이 집 사람들 전부 맥북을 쓰길래 윈도우에서 돌아가냐니까 오케이란다. 나도 나중에 써봐야지. 뭔가.... 아이패드광고에서 본듯한 장면이었다. 뭐 아무튼
언능 나가자 해서 나왔는데 마스.. 화성인가? 는 집 앞에 있는 언덕에 가려서 안보이고 나머지 세 개만 삼각형 모양으로 떠 있다. 비너스. 완전 밝더라….삼각형 중에 왼쪽이 주피터, 아래가 비너스, 오른쪽이 머큐리, 안 보이는 게 마스. 별건 아니지만 오 신기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별을 하도
많이 봐서 뭐 신기하지도 않을 거 같다. 밤에 나가서 보면… 저
별들을 지구에서 보고 있는 것이 진심인가 싶다. 너무 많다. 신문도
읽을 수 있을 듯. 다들 들어와서 둥개둥개 하는 틈에 난 빨리 좀 더 자야겠다고 들어갔다. 침대에 딱 누우니까 밖에서는 프라이팬에 뭐 굽는 것 같다. 치사하다.
가운데 보이는 흰 점이 그 별들이다. ㅎㅎ
색깔 좋았었는데.... 아이폰 카메라, 좋지 않다.
하여튼 푹 자고 일어나니 9시. 미쳤다. 대충 옷 입고 나가보니 아줌마가 거실에서
컴퓨터 하고 있다.
늦게 일어나서 미안해요~ 했더니
괜찮다며 씩 웃어준다. ㅎㅎ 근데 데런은
어디 갔어요? ‘응, 얘도 아직 자’.... 아무것도 아닌데 왠지 억울하다. ㅋ 아침 뭐라 뭐라 하면서 물어보는 것 같길래 땡큐 하면서 웃고 화장실 갔다 왔더니 시리얼 이랑 버터 챙겨놓으셨다. 고맙습니다~ 하고 먹을 만큼 담아서 먹었다. 먹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데런이 일어났다. 총알같이
준비를 하는 건지 준비 같은 건 애초에 없었던 건지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오늘은 뭘
하냐면…’얘기한다. 대단하다.
오늘 할 일은 어제의 연장. 어제
덜 뽑은 나무 같은 풀을 뽑기 시작했다. 어제 사용했던 장갑을 빨아놨는데.... 덜 말랐다. 웃긴 건, 한쪽만 바싹 말랐다…. 뭐지.... 왼쪽 장갑만 끼고 시작했는데 일이 너무 재미가 없다. 힘도
들고 지겹기도 하고 그래도 열심히는 해야겠고. 힘들었다. 오늘따라
날씨는 왜 이렇게 덥니 12시쯤이 됐던가. 아줌마가
차 한잔하고 하자 신다. 커피 한잔하는데 오늘의 점심은 바비큐란다. 멋지다. ㅈㄴ… 나도
모르게 알러뷰 해버렸다.
커피 마시고 나가서 한 30분
정도 하고 있으니까 원주민 소리를 내신다. 아 여기 처음 왔을 때 가르쳐준 건데, 여기는 이웃들이 멀리멀리 살아서 그 사람들한테 뭐 소식 전하거나, 가족이
밖에서 일할 때 부르는 용도로 휘파람 비슷한 무슨 소리를 내는데.... 유우~휘~같은 소리를 낸다. 원주민
같다. 하여튼 그 소리를 듣고 갔더니 짜잔 바비큐다!
이건 내꺼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오 근사하다. 처음
먹어보는 양고기와, 처음 먹어보는 듯이 맛있는 소시지. 위생은
개나 줘. 오~ 여기 사람들... 양상추를 케첩에 발라먹는다. 데런은 간장도
뿌려먹더라… 대단. 한 번씩 느끼는 건데
여기 사람들 미국 진짜 싫어하는 거 같다. 케첩… 왜
그렇게 부르는지 모르겠단다. 토마토 소슨데. 내가
토메이토 소스 했더니 손사래를 친다. 토마토가 맞는 거다! 이런다. 알았다. 미안하다. 안
할게 ㅡㅡ; 뭐 그렇게 사진 찍고 맛있게 먹고 다른 집으로 옮겨 갈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물어보고
이것저것 얘기 하다 보니 점심시간 끝.
데런한테 어제 니가 시킨 거 다했어 이제 할 거 없어. 뭐해? 물었더니… 독한
놈 계속 준다. 이번엔 진짜 나무다…. 이상한… 창끝에 낫을 달아 놓은 듯한 물건을 가져오더니 어째어째 쓰란다. 잔가지는
머챈티? 로 잘라내고 무거운 쇠파이프 몽둥이 집어넣어서 뿌리를 뽑아내란다. 알았다고 하는데 ㅈㄴ힘들다. 오늘은 도저히 못
참아서 윗옷을 벗었다. 내 살이 이렇게 하얗다니…. 눈이
부신다.
킁 뭐 처 벗고 일을 하니 기스가 자꾸 생기지만 옷을 다시 입자니 안될 것 같다. 뿌리 하나는 드러냈는데, 나머지 두 개는 꿈쩍하지를
않길래 주위 정리만 해놓고 수영하러 갔다. 아싸 수영!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계곡-크릭 으로 갔다. 수영복을 벗고....ㅎㅎ 알몸이 되었다. 알.몸.캬.캬.
무릎까지 들어갔나? 감각이 없는
것 같다. 햇볕은 이렇게 따가운데. 물속은
얼음구디다. 여기서 포기할 수 없지. 머리까지
넣으려고 조금씩 들어가는데 와…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다. ㅈㄴ춥다. 수영은 무슨.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것만 세 번쯤
하다가 몸을 말리기 시작했다. 와.... 진짜
춥더라 ㅎ 빨가벗고 물놀이하는 거 이거 찍어 놓으면 나중에 멋질 텐데.. 하는 생각을 계속
하던 중이었는데 몸 말리다 잠깐 고개를 돌려보니 내 그림자가 있네.... 베스트컷을 향해 ㅈㄴ찍었다ㅋ 변탠가....ㅎㅎ 다
놀았다.
이제 가서 좀 자야지…. 이거
완전 신선 놀음이다. 돈이 드나, 일이
힘드나, 잔소리하는 사람이 있나. 시간만
보내면 된다. ㅅㅂ 호주 이민 올까 ㅋ 들어와서 좀 자려고 누웠는데 한 30분쯤 지났나? 날 막 찾는다. 나가보니 시드니에서 그린파티 소속 폴리티션이 오는데 인터뷰하러 간다고 생각 있으면 나도 가잖다. 와이낫 하면서 따라나섰다. 아줌마 혼자 인터뷰하고
데런이랑 나는 주위에 구경나갔다.
캄보디아에서 봤던 나무도 보고 이것저것 기억 못 할 설명도 많이 듣고 돌아갔는데
아직 안 끝났다. 거기다 좀 있다가는 어디를 갔다 온단다. 분명히 couple of minutes라고 했던 거 같은데 40분쯤
기다린 거 같다. 그 사이에 데런은 주위에 있던 캠핑족 노부부님들과 대화 중, 난 알아들을 수 없어서 찌그러져 있다가 우핑 계획 수정에 돌입했다.
수많은 생각이 스치다가 남은 건…
1. 우핑은 호주생활학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다음 거주지는
홈스테이로, 시드니에서 하자.
3. 그래도 $60 주고 책 사서 한 번만 하면 아깝다.
4. 한 달 동안만, 한 번에 일주일 넘기지 말고 하자.
뭐 이렇게 정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은
점심때 남겨놓았던 고기 볶아서 이상한 덮밥 같은 거 해먹었다. 먹는 중에 데런이 혹시 이 영화
봤냐면서 가지고 온다. 블루스 부라더스. 볼래? 물어봤던가? 대답한 기억이 없는데. 뭘 주섬주섬 가져온다. 자기 노트북 선 한 주먹
어댑터.. 뭐 한 그 가져오더니 그냥 노트북으로 4명이
다 같이 본다. 좀 보다가 아저씨가 먼저 가시고 다음 아줌마. 내가
아줌마 전에 일어나려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이렇게 되면 끝날 때까지 봐야 한다. 큰 재미는 없지만 볼만하고 가져온 사람 성의도 생각하고.... 봐준다. ㅎㅎ 다 보고 나서는 보여줘서 고맙다고 했더니 끝까지 봐줘서 고맙단다.
색히 알긴 아는군. 힘든 하루를 정리하고
화장실에 똥 누고 있는데 아줌마가 똑똑하더니 내가 yeah 하니까… hell 이런다… 나중에 데런이랑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내가 데런 인 줄 알았나 보다.
님하 나 상처받았음 ㅋ 맨날 너무 피곤하네. 이제 10시 6분인데.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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